[경마장의 조폭들] 임화수 말엔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5시 22분
주먹패들은 승부를 마음대로 조작했다.
그러나 주먹패들의 `치외법권 지대'가 있었다.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마주가 2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주먹 임화수 마주와 육군 휼병감（恤兵監） 김근배 마주（준장．작고）.
당시 마사회는 뚝섬경마장에서 조랑말 경마를 했으나 개량마 경주를 병행하기 위해 지난 57년과 58년 두차례에 걸쳐 일본산 개량마 170마리를 들여왔다.
그러나 마사회는 극심한 재정란으로 마주를 영입, 개량마를 수입가보다 싼 값에 분양하게 됐다. 재력이 있거나 승마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마주를 영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임화수와 김장군이 마주로 참여하게 됐던 것.
주먹패들이 동대문사단의 거두인 임화수 마주의 말에 대해 승부조작 압력을 행사할 수 없는건 당연한 일.
그러나 이보다 무서운건 김장군이었다. 현역 장성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총을 든 군부대가 출동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장군의 말을 관리하는 조교사와 기수는 한마디로 `해피'했다고 한다.
김장군의 말은 박원선 기수（61．현 조교사）가 도맡아 타고 출전했다. 박씨는 김장군의 말을 관리하던 형 박원일 조교사（작고）에게 말타는 법을 배워 데뷔한 신인기수였다.
"임화수 마주 소유마를 타는 기수들도 불안속에서 말을 타야 했어요. 마주의 명에 따라 우승을 하거나 못해야 했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내게는 부당한 압력이 전혀 없어 다른 기수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죠."
박씨는 "경마의 승부조작은 자유당 정권 시절 깡패들에 의해 생긴 것"이라며 "그 시절은 지옥과 다름없었다"고 회고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