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독일 루어재단 큐레이터 이정희 박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08분
"유럽에서 인지도가 낮은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살릴려면 우수한 문화재들을 눈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 루어재단의 유일한 큐레이터 이정희박사(44).
국보와 보물 42점 등 알짜배기 유물 325점을 뽑아 1년여 동안 독일과 스위스에서 선보일 `한국 고대왕국－무속．불교．유교'전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다.
이번 전시는 그녀였기에 가능했다.
94년 중국전시를 치른 후 루어재단 포크트 회장이 전문가의 일본전시 추천을 마다하고 그녀를 불렀다.
""우리 재단에 한국분이 있는데 왜 한국전시를 안하느냐"며 전시제안을 하시더군요. 그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어딜가나 중국, 일본에 비해 소규모인 박물관 한국실과 한국에 대한 낮은 인지도에 속상해 있던 차였다. 더욱이 84∼85년 `한국미술 오천년전' 때 한병삼 전관장의 통역을 맡았던 인연도 있어 자신감도 있었다.
전시준비차 고국을 찾은 것만 해도 7∼8회.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개인소장자들까지 만났다. 한국문화의 제대로 알리려는 그녀의 열정은 백과사전 같은 도록제작만 봐도 가늠된다.
직접 전시도록에 서문도 쓰는 것은 물론, 약450페이지 분량으로 작품의 칼라도판과 상세한 설명, 한－독 전문가들의 10개 주제의 글, 지도까지 싣는다. 여기엔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 `한국건축' `선비문화' `고려청자' `한국회화' 등이 실린다.
충북 괴산 출신. 81년 DAAD국비장학생으로 유학, 독일 쾰른대학에서 동서양미술사와 이론을 공부했다. 쾰른 동아시아박물관을 거쳐 91년부터 루어재단에 몸담고 있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