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강원도서 칼바람 맞으며 '송어' 촬영 3개월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6시 53분
지난 6일 오후7시. 서울 홍릉의 영화진흥공사 시사실. 지난 겨울내내 강원도 삼척 산골에서 추위와 싸우며 촬영을 끝낸 영화 `송어'(박종원감독_송어프로덕션 제작)의 기술시사회에 강수연은 꺼칠한 얼굴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15일 시작된 촬영. 삼척 앞바다의 해풍과 태백준령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올 1월말까지 강수연은 그야말로 산골 아낙으로 변했다. 영화 속에서는 불과 2박3일 동안 펼쳐지는 삶의 기록이건만 박감독 등 촬영팀은 2박3일의 일정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무려 3개월 넘게 삼척의 산골에서 뒹굴었던 것.
강수연은 사랑보다는 삶의 편의를 택한 여자 정화역. 대학시절 사귀었던 남자(황인성) 대신 현실의 안락함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남자(설경구)와 결혼한 인물이다.
그러나 2박3일의 여정 속에서 강수연은 아직도 마음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황인성에 대한 사랑의 본능에까지 `편의'의 가면을 씌우려든다.
영화계가 알아주는 강수연의 근성도 촬영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지독한 독감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물론 독감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예정된 촬영을 독기로 끝내버렸다.
촬영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와서는 아예 드러누웠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보름동안.
그리고 또다시 녹음 등 후반작업을 참견하느라 몸살을 앓았다. 독감과 몸살을 번갈아 앓으면서 몸무게도 5㎏이나 빠졌다. 얼굴은 갸름해지고.
"꼼짝않고 집에만 있으니 좀 살 것 같아요. 시사회 연락받고, 모처럼 바람을 쐬었죠."
탈진한 강수연은, 그러나 제작진들끼리 가진 `송어'의 시사회가 끝나자 특유의 `바람'을 잡았다.
"그동안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한잔 해야죠."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