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이디어상품 '폐품 배트' 잘팔린다
기사입력 1999년 05월 04일 13시 51분
현대가 개발한 `신 아이디어 상품'이 인천과 수원 홈팬들로부터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일 쌍방울과의 홈경기가 열린 수원구장.
야구장앞 매장에 10여명의 팬들이 몰려 선수이름을 열심히 외치자, 판매원은 진열대에 놓여 있는 중고 방망이 한자루를 꺼내 건낸다.
판매원이 넘긴 배트는 다름아닌 현대 간판타자 박재홍의 방망이. 그러나 온전한 방망이가 아닌 한가운데로 크게 살점을 드러낸 `용도폐기용'이라는 것이 색달랐다.
현대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선수들이 경기중 사용하다 부러진 방망이를 한자루당 1만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17자루를 내다놔 16자루가 팔려 나갔고, 마지막 하나가 주인을 찾고 있으며 새로 절름발이가 된 8개의 방망이가 곧 시장에 나온다.
방망이에는 전 주인의 사인과 이름이 매직팬으로 쓰여져 있고, 부러진 날짜와 상대팀도 정확하게 명시돼 있다.
현대의 이같은 신상품 판매는 지난해 미국시장을 둘러본 전성길 운영차장의 아이디어.
전차장은 미국 마이너리그의 구단 운영실태를 조사하면서 그들의 독특한 캐릭터 상품과 팬서비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팬들로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방망이를 사다가 집에 전시할 수 있고, 애장품으로 간직할 수도 있다.
금이 간 방망이는 예전에는 겨울철 땔감용으로 전락하거나 아예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던 `폐품'.
현대에 이어 삼성도 곧 주전급 선수들의 방망이를 대구구장앞 용품판매장에 내다 팔 예정이며, 현대는 한술 더 떠 유니폼과 모자 등도 판매할 계획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