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조상현-동현 형제의 엇갈린 운명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13분
쌍둥이 형제의 운명이 짖궂다.
프로농구 광주 나산의 조상현과 인천 대우 조동현.
어머니 뱃속부터 초－중－고－대학까지 23년 세월을 모두 함께 보낸 이들 형제는 지난 3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자 다른 팀에 입단하면서 엇갈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체 1순위 지명의 영광을 안은 조상현은 매각과 해체의 기로에 선 `IMF팀' 나산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팀의 무관심 속에 조상현은 대전 집근처 헬스클럽에서 홀로 바벨을 드는 한편 대학원（세종대 교육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에는 모교 연세대에서 볼을 잡는다.
팀의 운명이 불확실한데 따른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더욱 땀을 흘려보지만 의욕이 나지 않는게 사실.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하루라도 빨리 구단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란다.
반면 5분 먼저 태어난 형보다 아마시절 지명도가 떨어졌던 조동현은 8순위 하위지명으로 밀렸지만 오히려 프로무대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팀에서 마련해준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따라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으며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열심히 훈련하라"는 뜻으로 새 공까지 받아 부지런히 슛을 던지고 있다.
지난주엔 선배들과 함께 관악산에 올라 체력도 기르고 새로운 팀분위기도 익혔다.
항상 무거운 표정이던 조상현은 지난 28일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대표에 막내로 뽑히게 된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대표팀이 소집돼 합숙훈련을 하면 조금이라도 근심을 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