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골프교실] 슬라이스 응급조치법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4시 55분
골프에 입문해서 100점대를 오르내릴때 쯤이면 꼭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공이 오른쪽으로 바나나처럼 휘는 슬라이스(slice)가 그놈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서 친구들 보랍시고 힘껏 휘두른 티샷이 아뿔싸, 오른쪽으로 굽어지면서 금세 시야밖으로 사라져버린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어드레스 잘못이다.
통상 드라이브 샷의 공 위치는 왼발 뒤꿈치에서 타구선에 수직으로 맞닿는 선상이다.
그런데 공이 이보다 바깥(왼발의 엄지발가락 쪽)에 놓이면 타구점이 그만큼 멀어지기에 공이 클럽헤드의 끝자락에 엇비슷하게 맞으면서 오른쪽으로 스핀이 걸리는 것이다.
또 스탠스를 잘못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양발의 뒤꿈치를 연결하는 선(線)이 목표지점의 왼쪽을 향하는 오픈스탠스가 되면 다운스윙때 클럽헤드가 바깥에서 안으로 당겨지면서 전형적인 슬라이스 타법인 아웃(out)→인(in)의 궤도를 만들어낸다.
라운드 도중 이같은 슬라이스의 마수에 걸려들었다면 그날의 스코어는 보나마나.
이때는 일단 응급조치부터 해야한다.
먼저 공의 위치를 지금보다 1개 정도 오른쪽으로 당겨놓는다.
이것은 그만큼 타구점을 앞당겨 임팩트 순간의 클럽헤드 각도를 맞추자는 계산이다.
그다음 오른발을 약간 뒤로 빼, 클로즈 스탠스를 만든다.
야구장으로 말하자면 타석에서 몸을 약간 우중간으로 향하고 섰다는 느낌이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스윙패턴은 평소 하던대로 해야된다는 사실이다.
공의 위치나 스탠스를 바꿔놓고는 스윙패턴까지 바꿔버리면 그야말로 `도로 아미타불'이 되고말기 때문이다.
또 하나, 명심할 점은 이 처방은 어디까지나 응급조치용이지 완치용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쳐보고 한두번 `재미'를 봤다고해서 계속 이 스타일로 드라이브를 휘두르면 그때는 슬라이스가 아닌 훅(hook)병에 걸려 신세를 망친다.
[이건실 (부국장．체육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