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욱] 먹고 또 먹고 '몸불리기 전쟁'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3시 43분
롯데 마무리 정원욱（23）이 `몸무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피말리는 감량싸움이 아니다.
신인 정원욱은 거꾸로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원욱의 키는 1m73에 몸무게는 65㎏.
첫 인상부터 가냘프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외모에 신경을 써 체중을 더 불리려는 게 아니다.
늘어나는 몸무게 1㎏당 볼스피드가 시속 1㎞는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정원욱의 최고구속은 시속 138㎞ 정도.
이런 평범한 볼스피드를 갖고도 정원욱은 27일 현재 3구원승 무패에 방어율 0.96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올시즌 새내기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초년병답지 않게 상대의 허를 찌르는 노련한 볼배합에 마음먹은 곳에 공을 꽂을 수 있는 송곳 제구력 덕분이다.
만일 정원욱이 늘어난 체중을 바탕으로 140㎞를 넘는 빠른 공까지 던질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날개를 다는 격.
불면 날아갈듯 가벼운 투수들과 풍채당당한 투수들은 뻗어나가는 공끝부터 다르다.
퇴출이 결정된 외국인 길포일 대신 소방수로 비상투입되고 있는 정원욱의 몸무게 증가여부는 팀으로서도 큰 관심사.
롯데 김명성감독은 최근 하일성 본지해설위원과 만나 "우리 （정）원욱이 때문에 그러는데, 밤에 맥주를 한캔 정도씩 마시게 하고 재우면 몸무게가 좀 늘까요"하고 물을 정도.
정원욱의 몸무게 목표치는 69∼70㎏.
살을 불리기 위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라면을 끓여먹는 정원욱이 거인 마운드의 새로운 강속구 투수로 변신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