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감독들 '골프는 성적순 아니잖아'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4시 04분
`골프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프로농구 10개팀 감독들의 골프 모임이 열린 26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이번 시즌 챔피언 현대가 우승 턱으로 마련한 이날 각팀 사령탑들은 그동안 체육관에서 찌든 때를 훌훌 털어버리고 모처럼 탁트인 필드에서 골프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티오프를 앞두고는 작은 실랑이도 벌어졌다.
실력이 모두 제각각이고 서로 나이차도 심해 조편성에 어려움을 겪은 것.
결국 50대인 나래 최종규 감독과 SBS 김인건 감독에, 세번째로 고참인 SK 최인선 감독이 한조로 묶였다.
여기에 현역시절 최고의 장거리포로 이름을 날린 나산 황유하, LG 이충희, 기아 박인규 감독 그리고 삼성 김동광 감독을 대신해 참석한 김현준 코치가 같은 조를 이뤘다.
베스트 스코어의 주인공은 농구판에서 `쇼트게임의 귀재'로 통하는 나래 최종규 감독.
75타를 쳐 `메달리스트'가 됐다.
`명슈터조'에서는 심심풀이 돈내기도 했는데 막내 김현준 코치가 82타를 때리며 하늘같은 선배들 주머니를 텅텅 비게 만들었다.
김코치는 "올시즌 팀이 4강에서 탈락했어도 골프 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것 아니냐"며 "나중에 소주라도 한잔 대접하겠다"고 호언.
현대 신선우 감독의 대타로 나선 박종천 코치는 90대 후반의 스코어 카드를 그려 우승팀 지도자의 체면을 구겼고, 지난해 머리를 얹은 대우 유재학 감독도 101타에 그쳤다.
라운드를 마친 뒤 클럽하우스에서 간단한 맥주파티로 아쉽게 자리를 마감한 감독들은 앞으로도 자주 골프회동을 갖고 농구발전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입을 모았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