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어깨수술 취소 '모래판서 쓰러지겠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0일 14시 10분
`들소' 김경수（27．LG증권）가 어깨 수술을 취소하고 다음달 21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삼척장사씨름대회 정상 정복을 위한 강훈련에 돌입했다.
김경수는 19일 서울 경희의료원에서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날 이준희 감독을 비롯, 코칭스태프에게 수술하지 않고 올 시즌을 넘기겠다는 결심을 전달했다.
김경수에게 있어 어깨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는 큰 편이 아니나 크고 강한 어깨를 갖고 있어 좋은 성적을 내 왔던 것.
동계훈련 도중 어깨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서둘러 수술 일정을 잡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8일 열린 99합천장사씨름대회 지역장사 결정전에서 별 통증 없이 결승에 진출한 뒤 올해 뿐이라는 각오로 이를 악물면 시즌 내에 적어도 한번은 장사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부상 회복에 한해를 다 보내고 내년을 기약하는 것 보다 몸이 망가지는 한이 있어도 올 시즌에 좋은 경기를 선보이고 조기 은퇴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고백이다.
95, 96년 천하장사. 모래판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골리앗' 김영현이 지난 한해 모래판을 석권, 1인자 자리를 빼앗기면서 샅바 잡는 재미를 잊었다.
그러나 `쓴 것이 다 하면 단 것이 오는' 법. 김경수의 마음은 벌써 삼척 모래밭에 가 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