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오심 하나로 무너진 한화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02시 30분
한화로서는 참으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4회초 2점을 뽑아 4－2로 상승세를 탄 한화의 4회말 수비. 무사 1,2루에서 LG 7번 신국환의 타구가 3루수 강석천쪽으로 굴러갔다.
강석천은 글러브에 공을 넣고 슬라이딩하던 2루주자 김상호의 등을 스치듯 태그했다.
그러나 허 운 3루심은 강석천이 오른손에 공을 들고 빈 글러브로 김상호를 태그했다며 세이프를 선언했다.
마침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스포츠TV를 통해 이 장면이 계속 느린 동작으로 되풀이됐지만, 몇번 봐도 공은 강석천의 글러브 안에 들어가 있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허 운 3루심이 태그하는 장면을 강석천의 등 뒤에서 봤고, 3루 백업을 들어오던 유격수 황우구까지 겹치는 등 확실한 시각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
이희수감독을 비롯한 한화 코칭스태프가 4분 동안 항의해 봤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한화는 이어진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8번 이종열과 1번 이병규에게 안타를 허용해 4실점, 4－6의 역전을 허용했다.
승부의 분수령에서 LG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가자 한화는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5회가 끝난뒤 오석환주심은 "태그는 확실히 됐다. 그러나 3루심은 공 따로 글러브 따로로 판단한 것 같다"며 오심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때는 왜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을까. 전광판이나 TV를 통해 판정 장면을 되집어볼 여유는 없는 걸까.
결국 한화는 오심 하나로 무너져 버렸다.
[ 잠실＝전동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