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달구벌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유는
기사입력 1999년 04월 12일 14시 02분
달구벌에만 서면 작아진다.
작년말 삼성에서 해태로 이적한 왼손거포 양준혁（30）.
고향팬들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양준혁이 올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궁금했다.
아직까진 실망스럽다.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주위에서 한마디했다.
"시즌때는 달라지겠지."
하지만 지난 11일 대구 더블헤더에서 제1경기 3타수 무안타, 제2경기 4타수 1안타로 두게임에서 뽑아낸 안타가 단 1개.
"쟤가 왜 저래?"
이유는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국내에 들어와서 타격페이스가 안 좋다는 점.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팀내 최다홈런（5개） 최고타율（0.412） 최다타점（11개）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귀국후 방망이가 무뎌지고 있다.
이적 직후 의욕이 앞선 나머지 `오버페이스'를 했다는 얘기다.
두번째로 삼성투수들의 적절한 공략법.
6년간이나 한솥밥을 먹었다. 삼성투수들은 양준혁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 입맛에 맞는 공을 던져줄 리 없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요인.
`감히 날 버려? 두고 보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게다가 타석에 설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쳐주는 대구팬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을 게 분명하다.
양준혁은 "특별히 부담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다른 경기보다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는다.
게임에만 집중해야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 팬들도 그 점을 기대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