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코트비전] 챔프 1차전 관전평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20분
왕중왕전답게 1차전은 시종 긴장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체력안배와 상대벤치의 혼란 등 다목적 포석으로 2진급인 표명일과 정인교를 스타팅멤버로 기용한 기아벤치의 용인술（用人術）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표명일은 잇단 실책과 파울로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즉각 강동희를 투입해 전열을 정비했으나 3쿼터 중반까지 초반 0대8의 부담이 이어졌다.
초반 우위를 점한 현대는 절대적인 리바운드의 우세를 속공과 안정적인 `픽 앤 롤 플레이'로 연결, 착실하게 득점해나갔다.
반면 기아는 초반의 흔들림 이후 계속적으로 개인돌파를 고집하게 돼 힘든 득점의 연속이었다.
따라서 초반 기선 제압이 경기의 흐름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한 판이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3쿼터 중반 기아 봉하민과 월리포드의 연속득점으로 57－57 동점을 이룬 시점이었는데 여기서 신선우 감독의 과감한 선수 기용이 돋보였다.
이상민과 조성원을 빼고 이지승과 유도훈을 교체 투입, 두 선수의 3점슛 한방씩으로 기아의 추격에서 멋지게 벗어난 것.
이런 선수기용의 자신감은 바로 초반의 경기 분위기, 즉 벤치의 이니셔티브를 쥐게 되는 팀 감독의 본능적인 판단력에서 나온다.
이날 경기에서 양팀의 특기인 속공과 `픽 앤 롤 플레이'는 수비 리바운드가 좋았던 현대가 보다 많이 펼칠 수 있었으며, 결국 이러한 플레이가 살아남에 따라 이상민이 트리플 더블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승부의 분수령인 4쿼터 중반 이후 현대 맥도웰의 5반칙을 최대한 이용한 기아의 포스트 공략도 이론적으로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단순한 로포스트의 공략 보다는 김영만을 이용한 하이포스트 공략을 병행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법을 활용했으면 보다 더 다양한 공격루트가 열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맥도웰의 퇴장으로 경기의 결과가 바뀌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을때 식스맨인 김재훈이 맥도웰 못지 않은 공격 리바운드와 득점으로 팀을 `승리의 여신'에게로 인도하는 활약을 펼쳐 역시 가용인원이 풍부한 현대의 강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