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교수들 휴대폰과의 전쟁 선언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14시 12분
"더 이상의 회유책은 없다"
교수님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리는 휴대폰과의 `전쟁'에 나섰다.
최근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수업시간에 진지한 분위기를 `삘릴리∼'소리로 깨버리는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수님들은 그동안 수업시간에 휴대폰이 울리더라도 가벼운 주의나 질책으로 끝내곤 했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 공해가 수업을 방해할만큼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전쟁을 선포한 것.
여자대학의 교수님들이 선호라는 휴대폰 차단책은 `망신주기'.
서울여대 모 교수님은 벨이 울리면 미소를 지으며 "빨리 전화를 받아라"며 은근히 통화를 `강요'한다.
그리곤 통화가 끝날 때까지 수업을 중단하고 문제의 학생만 뚫어지게 바라봐 망신을 주는 것이다.
또 동덕여대의 한 교수님은 전화가 오면 조용히 강의실 밖으로 나가서 받도록 `허락'한다.
허락이라곤 하지만 실제론 쫓아낸 셈.
여대 교수님들에 반해 남녀 공학의 교수님들의 대응은 다소 과격하다.
인하대의 한 교수님은 수업시간에 핸드폰이 울리면 1차적으로 경고를 준다.
그래도 또 울리게 되면 무조건 `F 학점'을 주는 초강수를 쓰고 있다.
또 홍익대의 모교수님은 휴대폰을 압수했다가 `다음시간'에 돌려주는 방식을 쓴다.
문제는 월요일에 압수당하면 다음 시간인 목요일까지 4일동안 꼼짝없이 휴대폰 사용을 못한다는 것.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진압방식'은 `징벌 퀴즈제'.
서울대 모교수님은 핸드폰이 울리면 수업을 멈추고 그때부터 전 학생을 대상으로 퀴즈나 쪽지시험을 치르게 한다.
이 방법은 해당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우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는 것.
한양대 우형선군(경제학부 2년)은 "신입생이 고학년에 비해 휴대폰 소음 관리에 소홀하다"며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이윤규 명예기자 [한양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