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원숭이 커플 '부부교환'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6시 44분
`원숭이도 스와핑을?'
63수족관의 다람쥐 원숭이 `갑순이'가 `갑돌'이 아닌 `달봉이'와 눈이 맞아 2세까지 낳고 살고 있어 수족관 식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수(水)족관에 `웬 원숭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다람쥐 원숭이는 63수족관에서 전략적으로 지난 97년 7월 일본에서 들여온 동물 가족.
관람객들이 안심하고 직접 만져도 보고 어깨 위에도 올려놓을 수 있도록, 원숭이를 훈련시켜 관람객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낄수 있도록 한 것.
그러나 원숭이들의 생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 아이디어는 보류된 상태다.
문제는 당초 들여올 때 커플이었던 `갑돌이와 갑순이', `달봉이와 달순이'가 지금은 `갑순이와 달봉이', `갑돌이와 달순이'로 짝이 바뀌게 된 것.
이같은 사정의 직접적인 배경은 달순이의 괴팍스런 성격 때문.
원숭이들은 원래 군락생활을 하는 게 특징인데, 유독 비좁은 수조를 싫어하던 달순이는 63수족관의 예비수조로 이사온 지 이틀 만에 사라져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수족관측은 직원들을 총동원해 3일 동안 수족관 내부를 샅샅이 뒤진 끝에 물개수조의 입구 구석에서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첩첩산중이라고, 달순이는 또다시 `일'을 냈다.
한창 발정기에 들어간 달봉이가 달순이에게 은근히 들러붙자, 달순이는 달봉이의 옆구리를 한웅큼의 살점이 떨어져 나갈 만큼 힘껏 물어 뜯어 버렸다.
이 때문에 달봉이는 2주간 통원치료를 해야 했다.
달순이는 아직 `성(性) 성숙'이 덜 됐던 것이다.
보다 못한 수족관 조련사들이 달순이 대신 갑순이를 달봉이와 짝을 짓게 하고, 신방을 차려주었다.
달봉이와 갑순이는 이후 열심히 `2세 만들기'에 들어가 지난해 8월 수컷 새끼인 `순봉이'를 낳았다.
사육팀 과장 김학열씨는 "달봉이와 갑순이가 워낙 사이가 좋아 지금도 교미가 한창인데, 올 11월쯤 두번째 새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