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현대 강명구 단장의 '음식징크스'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대전 현대와 원주 나래의 플레이오프 2회전（준결승） 1차전이 벌어진 30일 대전 충무체육관.
경기준비를 위해 이틀전부터 대전에 내려와 있던 현대 남경민 사무국장은 강명구 단장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출입구로 나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강단장은 경기시간이 임박해서야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진식당에 다녀오느라고 좀 늦었어."
남국장은 의문이 풀린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었다.
강단장은 대전 홈게임때마다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다.
체육관 옆에 있는 아담한 한식당.
큼직한 고기를 썰어넣은 전통 김치찌개를 파는 이곳은 대전에선 꽤 알아주는 집이다.
야구단 사장을 맡은 지난 96년부터 이 식당을 드나들었던 강단장은 올시즌 홈게임땐 아예 `출근부'를 찍다시피 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경기를 관전한 날은 어김없이 팀이 승리해서다.
두번인가 고속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건너뛴 날은 공교롭게 팀도 패했다.
그 뒤론 시장기가 없어도 일부러 가서 조금이라도 먹고와야 불안한 마음이 가신단다.
"음식이 맛있어서 가는건데 안가면 왠지 개운치가 않아서…."
정규리그에서 선두 행진을 하는 동안에도 신선우 감독에게 이긴 횟수보다 패한 횟수를 먼저 얘기할만큼 승리에 집착했던 강단장이 남모르는 징크스에 시달려왔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김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