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브라질 소나기슈팅 그물 선방 '완벽'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3시 54분
`빛나는 선방 뒤엔 눈물겨운 개인훈련이 있었다.'
울산 현대 김병지（29）가 28일 브라질전에서 `신의 손'의 면모를 보여 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그가 연봉협상이 안돼 20여일간 팀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경기감각을 잃어버렸을 것이라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온몸을 던져 `삼바축구'의 소나기슈팅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영국의 스포츠TV인 `Fotbol Mundial'사에서 `휴먼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김병지는 이날따라 무척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후반 28분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브라질 수비수를 따돌리고 전방으로 드리블하는가 하면 33분엔 히바우두가 아크 정면에서 날린 위력적인 슈팅을 펀칭해 냈다.
그가 선방한 비결은 개인훈련을 충실히 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대표팀 합숙전까지 서울 우이동 처가에 머물면서 그는 인적 드문 새벽과 밤에 근처의 선덕고등학교와 북한산 도선사 부근에서, 낮에는 헬스클럽에서 몸만들기를 했다.
특히 연습상대가 없어 담벼락에 공을 던지고 튕겨 나오는 볼을 잡는 등 경기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열성팬 송재형씨（32．서울 우이동）는 "새벽마다 혼자 훈련하는 김병지가 무척 외롭게 보였다"면서 "자기 자신과 싸워 승리하는 그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연봉협상이 안돼 고생이 심하지만 언제든지 뛸 준비를 하고 있는 김병지는 역시 프로선수였다.
[신향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