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KBO보다 잘만든 스포츠 웹사이트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15시 06분
한국 프로야구의 총본산 KBO. 하지만 그 KBO의 인터넷 웹사이트( http://www.koreabaseball.or.kr) 에 들어가본 사람이라면 과연 이게 한국 프로야구 총본산에서 만든 것인지 의심을 가질 수 있다.
가령 타격순위 항목을 선택하면 각 타자들의 기록을 보여주기만 할 뿐 그것으로 끝이다. 웹의 특징인 역동적인 맛이 전혀 없다.
이에 반해 bi http://www.bi.co.kr라는 사이트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타격 기록에서 선수 이름을 클릭하면 그 선수의 자세한 개인기록이 나오고 기록 부분을 클릭하면 날짜별 기록이 쏟아진다. 웹 서핑의 기분이 그대로 살아 있다.
더구나 이 상태에서 어떤 항목으로도 정렬이 되기 때문에 예를 들어 타석순으로 정렬하면 어떤 타자가 몇 타석에서 주로 어떤 기록을 올렸는지 등이 한눈에 들어오고, 상대팀순으로 정렬하면 상대팀에 따른 성적이 어떤지가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이한순씨. 국내 DB업계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로 스포츠광이기도 하다. 물론 거의 혼자서 프로그래밍까지 해가며 만들다 보니 KBO에 비해 기록의 속보성 등에서는 다소 뒤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야구만이 아닌, 축구나 농구 등까지 다루고 있으면서도 이 정도 충실하게 꾸밀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같은 예는 사실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문화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보다 어떤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훨씬 낫다라든가 한국 문화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문화재관리국이 운영하는 사이트보다 어디를 들어가 보라든가 하는…
인류의 문명을 이끌어온 것은 아마추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주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