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재팬] 이종범 - 日시범경기는 전쟁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12시 10분
일본의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대충이라는 말이 용납되지 않는다.
여기서 한해 농사의 반이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시범경기서의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한시즌을 구상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고, 몸이 아프더라도 표시를 내지 못한다.
꾀를 부렸다가는 코칭스태프의 눈밖에 나 하루아침에 2군으로 쫓겨날 수도 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온 힘을 다한다.
한국과 달리 시범경기가 팬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 15일 다이에전에서 왼손 등에 사구를 맞은뒤 손이 퉁퉁 부었는데도 "다음 경기에 뛰기 힘들겠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 미즈타니 타격코치가 눈치를 채고 "괜찮겠냐"고 물어와 어렵게 입을 열었지만 손이 심하게 울리는 가운데서도 다음날부터 러닝 등 체력훈련을 했다.
경기일정도 촘촘하게 짜여있다.
19경기중 나고야돔에서의 홈경기는 5차례에 불과하다.
신칸센에서 왕복 3∼4시간씩 시달리거나 비행기를 타고 당일 치기로 이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체력관리가 시즌때 못지않게 중요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갈고 닦은 기술뿐아니라 자기 관리능력 등 모든 걸 테스트 받는다고 생각하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3월 22일, 나고야의 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