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조성민 '재기 신화' 믿는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09일 13시 42분
`조성민 로드'가 탄생할 수 있을까.
요미우리 신문사 계열의 스포츠호치를 비롯한 일본 스포츠신문들은 9일 조성민의 훈련 사진을 일제히 실었다.
부상을 한 오른 팔꿈치를 왼손으로 감싸쥔채 자이언츠 구장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하체 훈련을 하는 장면이었다.
입을 굳게 다문 표정이 제법 비장하게 보였다.
요미우리에서 `구와타의 길'은 유명한 일화처럼 전해진다.
현재 주장이자 팀 에이스인 구와타（31）는 지난 95년말 손가락 인대를 오른 팔꿈치에 이식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조성민과 똑 같은 부상 때문이었다.
당시 언론은 선수 생명의 최대 위기라고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구와타는 1년간의 공백을 딛고 97년 10승, 98년 16승을 거두며 요미우리의 신화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하루도 빠짐없는 러닝으로 잔디가 패인 자이언츠 구장 주변은 이때부터 `구와타의 길'로 명명됐다.
지난 7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한 조성민은 요즘 구와타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일본진출 첫해인 96년 2군에서 1년간 한솥밥을 먹었던게 계기가 돼 의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이다.
공교롭게도 조성민은 그때 가슴 찡하게 다가왔던 혹독한 자기와의 싸움을 눈앞에 두고 있는 처지가 됐다.
수술뒤 재활훈련 기간까지를 포함하면 최소 10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지만 언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구와타는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야구는 인간을 완성시킨다"고.
그래서 그는 "젊은 조（성민）가 시련을 딛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하고, 또 그렇게 될 줄로 믿는다"고 강조한다.
[양정석 나고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