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4세 이후 약시 검진 반드시 받아야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5시 33분
회사원 C씨(43)는 늦게 얻은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부형이 됐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칠판에 적힌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동안 다른 아이들처럼 책을 보거나 TV를 시청할 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던 C씨 부부는 안과 정밀 시력검사에서 `약시(弱視)'라는 진단을 받고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충격을 받았다.
약시란 안경을 껴도 정상 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로 어렸을 때 시력검진을 받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안과 질환이다.
약시는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근시 원시 난시 같은 굴절 이상이나 사시(斜視), 백내장 등의 여러 요인에 의해 시신경 세포가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해 생긴다.
약시를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력이 발달하는 7세에서 11세 사이에 발견, 치료를 시작하는 것.
시력 발달이 끝나면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약시의 치료는 먼저 굴절 이상이나 백내장 등 원인을 치료한 뒤 `가림 치료'나 `처벌 치료' 등의 방법을 쓴다.
가림 치료란 좋은 눈을 가려 나쁜 눈만 사용해 시력을 발달시키는 것이고, 처벌 치료란 눈에 맞지 않는 안경을 좋은 눈에 씌워 나쁜 눈을 쓰도록 하는 것으로 눈 가리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적당한 벙법이다.
연세의대 안과 한승한 교수는 "시력 발달은 만 9세쯤 완성되므로 반드시 조기 검사를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시각장애를 발견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와했다.
한교수는 또 "시력검사는 신생아실에서 퇴원 전에 눈의 감염 질환, 구조적 이상, 녹내장, 백내장 등을 검사해야 하며 글이나 그림을 모르는 아이라도 특수제작된 시력표로 시력을 측정할 수 있으므로 3~4세 이후 1년에 한번씩 시력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밝은 세상 안과(서울 역삼동) 김진국 원장은 "약시의 경우 6세 이전에 발견하면 거의 100% 치료할 수 있다"며 "근시 원시 난시 사시 약시 등 모든 안과 질환도 예방만이 치료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반드시 검안을 받아야 하는 경우
▲눈이 상하좌우로 쉬지 않고 떨릴 때
▲눈물이 고일 때
▲빛을 잘 보지 못할 때
▲외관상 이상하게 보일 때
▲동공(瞳孔)에 흰색, 회색, 노란색 등의 물질이 보일 때
▲오랫동안 충혈될 때
▲눈에서 고름이 계속 나올 때
▲두 눈으로 동시에 보지 못할 때
▲눈을 자꾸 비빌 때
▲고개를 기울이거나 머리를 옆으로 돌리고 볼 때
▲눈꺼풀이 늘어지거나 눈이 튀어나온 것처럼 보일 때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