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 MBC'장미와 콩나물' 고사현장
기사입력 1999년 03월 05일 15시 24분
광화문에서 구파발을 지나 잠시 `졸음의 행복'을 만끽하기도 전에 도착한 그곳은 경기도 고양시 외곽의 `센추럴 농원'.
야트막한 야산 자락에 위치한 농원주택 앞마당은 벌써 봄기운이 완연하다.
"아무 사고없이 촬영을 하게 해주시고 시청률도 팍팍 올려주시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돼지머리와 시루떡이 가지런히 놓인 고사상 주변에 김혜자 박원숙 김형자 김규리 임경옥 등 알만한 연기자들이 죽 둘러섰다. 동해취재에 나선 기자들까지 시끌벅적한 가운데 멀리서 들리는 까치소리가 고사분위기엔 딱 안성맞춤이다.
MBC TV 새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의 야외촬영현장은 이렇게 시작부터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고사를 지내고 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아직 예정된 신이 남았다.
"한 커트만 찍고 밥먹으러 가자"며 안판석 PD가 양해를 구하자 연출부가 다시 일사불란하게 촬영채비를 한다. 제작진은 아침 일찍 고양시 화훼단지내에서 김성겸 김헤자 박원숙 김규리 등과 가족신을 촬영하고 온 참이다.
서너 차례 NG후 김혜자 김형자의 옥신각신하는 장면이 끝나자 박수소리가 들린다. 좀 늦었지만 드디어 점심시간.
오전에 코빼기도 안보이던 손창민 최진실이 밥먹는 자리에 나타나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하는 일 없이 밥만 축내는 거 아니냐"는 농담섞인 질문에 "오후 촬영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며 오히려 큰 소리다.
`사랑과 성공' 후속으로 13일부터 방영될 `장미와 콩나물'은 어머니 필녀(김혜자)를 중심으로 네 아들과 며느리의 얘기를 그린 홈드라마.
정대(전광렬) 영대(손창민) 규대(차승원) 순대(한재석) 등 4형제가 애경(전혜진) 미나(최진실) 은수(김규리) 상희(임경옥)와 짝을 이루고 박은영 허준호 김용건 김영란 등이 가세한다.
부모, 자식, 형제, 남녀, 사돈, 고부간 등 복잡다단한 인간관계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화해과정을 밝은 터치로 묘사해낸다는게 연출진의 의도다.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