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PC통신방 '번개 사기단' 조심하세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5시 24분
"PC통신의 `번개사기단' 조심하세요."
요즘 PC통신 대화방에 뜨는 단체미팅 `번개'로 인해 남자 대학생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짝이 없어 옆구리가 시린 `솔로'들을 울리는 신종 `얌체'사기단은 다름아닌 술집주인들.
술집 매상을 올리기 위해 PC통신 대화방에서 여대생으로 가장, 남학생들을 유혹해 자기 술집을 미팅 장소로 정하는 것.
이들은 대학생들이 많이 접속하는 주말 PC통신 대화방에 자기의 술집이름을 딴 대화명과 대화방을 개설해 `A대학의 아름다운 여성들과 환상적인 미팅' 등의 메세지를 띄운다.
그들의 ID는 술집 냄새를 절대 풍기기 않는다.
야릇한 대화방 제목만을 보고 들어온 대학생 네티즌들에게 자기들이 여러명의 여대생인 것처럼 소개, 번개모임을 갖자고 남학생들을 유혹한다.
또 가능한 많은 친구들과 함께 오라는 말도 덧붙인다.
PC통신상에서 `짜릿한' 대화를 나누던 남학생들이 약속장소에 가면 술집주인이 `번개모임'이냐고 물은 다음 자리를 안내하고 1만∼1만5천원의 회비를 걷는 것.
그러나 기다리던 미팅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아 남학생 15∼20명이 멀뚱멀뚱 술만 마시게 된다.
이들은 모두 천리안, 유니텔, 하이텔 등 각 PC통신 대화방을 통해 이곳을 찾은 피해자들이다.
그래도 운이 좋은 `번개'는 술집에서 급조한 미팅 파트너를 만날 수 있으나 대부분 파트너 구경조차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지난달 28일 이대앞 B호프에서 황당한 경험을 한 염정일군(23．성균관대 경영 3년)은 "이런 얌체 상혼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술집을 통신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안정훈 명예기자(성균관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