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배팅파워 홈런왕 ' 외국인선수들 극찬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해태의 외국인 선수들에게 팀내 최고의 선수를 꼽아달라고 하면 주저없이 양준혁（30）을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샌더스는 동료들로부터 배운 한국말로 능청스럽게 "왕입니다요"라고 말할 정도.
특히 힘에 넘치는 파워 배팅에는 용병들조차 두 손 다 들어버리고 만다.
야수들을 정상적인 위치에 놓고 하는 시뮬레이션 배팅이나 홍백전에서 양준혁이 치는 타구들은 하나같이 공이 쪼개질듯한 파열음을 내며 날아간다.
지난달 28일 열린 홍백전 4차전에서도 마찬가지.
홍팀 4번으로 나선 양준혁은 5회초 2사후 볼카운트 0－1에서 투수 이병석의 한복판 직구를 시원스럽게 오른쪽 담장 밖으로 꽂아버렸다.
"딱∼"하는 순간 양팀 벤치에서 "홈런"이라고 외칠 정도로 잘 맞힌 타구였다.
지난달 20일 첫 홍백전에서 연달아 3개의 아치를 그렸으니 벌써 4경기에서 4개째 홈런으로 팀내 최다.
이런 타격페이스가 시즌때까지 이어진다면 첫번째 홈런왕 등극까지 노려볼만 하다.
양준혁은 파워와 기술을 두루 갖췄으면서도 `홈런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불운의 거포.
타격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등 93년 데뷔 이후 6년간 따낸 타격 타이틀이 11개나 되지만 홈런레이스에선 번번이 미역국을 먹었다.
"올해만큼은 홈런왕을 놓치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를만도 하다.
양준혁이 목표로 하고 있는 홈런수는 35∼40개.
해태의 홈인 광주구장（좌우 98m,, 가운데 114m, 펜스높이 1.5m）은 장거리포에 유리한 구장이라 여건도 좋은 편이다.
최근 허리와 발목 통증 등 잔부상속에서도 꾸준하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양준혁은 "전지훈련에서 이처럼 배팅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린 적이 없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놀룰루（미 하와이주）＝김상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