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야구사랑] 삼성구단주 올시즌 구장 찾을까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LG 구본무 구단주의 `야구사랑' `선수사랑'은 대단하다.
5년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의 일.
최종준단장과 40여명의 선수 이름 맞히기 내기를 했는데 구단주는 연습생 몇명을 빼고는 모두 다 맞혀 선수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룹회장 취임전에는 틈나면 잠실 야구장에 들르고 해마다 3월이면 진주 외갓집으로 선수단을 초대, 산돼지 바비큐로 고사를 지내는 에피소드는 잘 알려져 있다.
선수 숙소인 챔피언스클럽 개설, 구리구장 조성, 메이저리그급 라커룸 신설로 창단 8년만에 두차례 우승에다 최고 인기구단으로 팀을 키웠다.
현대 정몽헌 구단주의 애정도 이에 못지 않다.
97년 2월 미국 출장중 플로리다 전지훈련장에 연락도 없이 불쑥 나타나 선수단을 놀라게한 정구단주는 작년엔 열번 가까이 야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감동시켰다.
점심을 국수로 때우는 등 검소하기로 소문난 정구단주지만 박경완（9억원） 임선동（총 12억5천만원） 등 전력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아무리 거액이라도 시원스럽게 결재해 98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대조적이다.
삼성은 82년 출범 이후 이제까지 한국시리즈에서 한번도 우승을 못해 그룹의 자존심에 금이 가고 있다（85년은 전후기 통합우승）.
삼성은 재계라이벌 현대가 지난해 과감한 투자로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오른데 자극을 받아 약 50억원을 쏟아부어 임창용（해태） 김기태 김현욱（이상 쌍방울） 등을 데려왔다.
올해는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어느해보다 크지만 문제는 구단주의 관심.
이건희 구단주는 82년 이후 운동장을 찾은 적이 없고 85년말부터 구단주모임에 늘 대행을 참석시키고 있다.
프로야구선수들은 구단주가 관람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면 저도 모르게 투지가 솟는다고 한다.
그런 뜻에서 이구단주가 올시즌 한번이라도 구장을 방문한다면 삼성이 사상 첫 우승 헹가레를 치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김수인 야구부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