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입장권 2.5배 암표극성 쉬리의 위력
기사입력 1999년 02월 25일 15시 08분
`쉬리' 돌풍이 사회적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개봉돼 10일만에 전국 120만명이라는 폭발적인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 `쉬리'（강제규 감독）를 보려는 영화팬들은 제때에 표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2월 개봉돼 열흘동안 1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외화 `타이타닉'의 흥행기록을 깨뜨리고 있는 `쉬리' 돌풍의 핵심은 `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것.
24일 서울 태평로 삼성플라자의 시넥스를 찾은 대학생 K씨（23）는 "1회 상영을 보기 위해 오전에 왔지만 2회까지 모두 예매됐고 암표마저 동이 난 모양"이라며 아쉬워했다.
서울과 지방을 합쳐서 하루 평균 12만명씩 소화해내고 있지만 보려는 관객수에 비해 수용하는 극장의 객석수가 턱없이 모자라 극장앞은 항상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에따라 "일찍 일어난 관객이 `쉬리'를 잡을 수 있다"는 유행어가 젊은층 사이에 퍼지고 있다.
`쉬리'는 1급수 이상 맑은 물에서만 사는 토종 담수어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
남북분단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 `쉬리'는 한석규-송강호（국가 비밀정보기관원）와 최민식-김윤진（북한 특수8군단）으로 이어지는 스타군단의 열연과 그동안 국내 액션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다이내믹한 영상미와 특수효과가 `국산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시에 부수뜨린다.
힘있는 액션 51％, 말랑말랑한 로브로망 49％라는 장르의 변주 또한 완성도를 높인 볼거리.
영화관람을 마친 북한외교관출신 K모씨와 벌목공 출신 L모씨는 "`진달래꽃 필때까지'와 `백야 3.98' 등 북한을 다룬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북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없어 사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암표상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쉬리'의 암표값은 1만2천원에서 1만5천원까지 거래돼 정상가（6천원）의 두배 이상을 웃돌고 있다.
기획제작사인 강제규 필름과 극장측은 `쉬리를 효과적으로 보는 법'이란 홍보전단까지 뿌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종로 3가 서울극장이나 시네플러스, 동아, 신영 등 도심지 극장은 매진사태가 빚어지기 때문에 소위 `날개극장'을 택하라는 요령을 홍보하고 있는 것.
즉 강북지역은 헐리우드, 시네코아, 코리아, 시넥스를, 강남지역은 시네하우스, 브로드웨이, 계몽아트홀을 이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김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