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허재 인터뷰실력도 만점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5시 11분
프로농구 스타들의 말솜씨는 몇점이나 될까.
`농구황제' 조던의 은퇴기자회견에서 팬들이 느낀 점은 농구실력만큼 인터뷰 솜씨도 빼어났다는 것이다.
논리정연한 언변으로 정치인들의 기자회견을 뺨치는 명연설이었다는 평가다.
로드먼, 오닐 등 NBA(미국프로농구) 스타들은 인터뷰장에서도 수려한 언변을 토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국내 스타들은 어떤가.
프로농구가 출범한 지 3년밖에 안돼 아직 `인터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국내 스타들의 말솜씨는 낙제점이다.
인터뷰실에 초청된 대부분의 스타들은 경기내용이 매일 다른데도 "슛감각이 좋았다" "컨디션이 괜찮았다"는 등 말하는 내용이 천편일률적이다.
그 와중에 조리있는 인터뷰로 이름을 얻고 있는 `베스트3'로는 허 재(나래) 서장훈(SK) 정재근(SBS)등이 꼽힌다.
허 재는 워낙 인터뷰를 많이 한 덕분인지 "승리의 요인은 상대팀의 방심때문이었다"는 등 전술내용까지 들먹일 정도의 `감독급 달변가'로 통한다.
서장훈은 신인답지 않은 청산유수의 입담을, 정재근도 농담을 곁들인 감칠맛나는 말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워스트3'로는 이상민(현대) 현주엽(SK) 이은호(대우) 등을 들수 있다.
이상민은 기자의 질문보다 답변이 더 짧은 눌변가로 소문나 있다.
현주엽과 이은호도 "경기가 잘 풀렸다"는 말을 제외하곤 받아적을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게 기자들의 공통된 반응.
농구기량만큼 인터뷰 기량도 배워야한다는 게 농구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