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우] 몸값 삭감-수비자리 위태 '독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14일 14시 26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갔지만 야구계의 조던은 남아있다.
해태 홍현우(27).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에 빡빡 민 머리로 `리틀 조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때문에 홍현우는 마이클 조던의 14일 은퇴 선언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열렬한 팬이었죠. 더이상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깝네요. 남들이 날 보고 `야구계의 조던'이라고 부를때 정말 영광스러웠는데…."
가로 28m, 세로 15m의 농구코트가 좁아보일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였던 조던처럼 홍현우는 올시즌 그라운드를 마구잡이로 헤집고 다닐 욕심으로 가득차 있다.
올해 더욱 분발해야 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프로의 자존심인 연봉 문제.
홍현우는 지난 13일 협상테이블에서 구단으로부터 700만원 깎인 9천500만원을 제시받았다.
90년 입단이후 꾸준한 성적을 올려 부의 상징인 억대연봉(1억200만원)에 등록한 게 바로 작년.
불과 1년만에 다시 9천만원대로 후퇴할 위기에 처했으니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다.
수비위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코칭스태프는 공격에 비해 수비가 떨어지는 홍현우 대신, 외국인 선수 2명 가운데 한명을 3루수로 기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홍현우는 자연스럽게 2루로 밀려난다.
지난 91년부터 3년간 2루수로 뛴 경험이 있지만 새 포지션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그동안 해태의 간판으로 자부해왔지만 올시즌만큼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홍현우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