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ML산책] 98년 최하위추락 말린스의 안팎시련
기사입력 1999년 01월 04일 15시 21분
97년 플로리다 말린스 팬들은 최고의 해를 맞았었다.
창단 5년의 말린스가 기적적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1년만에 말린스 팬들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참담함도 맛봐야했다.
98년 말린스는 54승108패로 30개 팀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97년에 비해 38패가 늘어난 대몰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구단주 후이젱가가 적자를 이유로 간판 선수들을 팔아치운 탓이다.
게리 셰필드, 케빈 브라운, 바비 보니야, 마크 라이터, 찰스 존슨, 모제스 알루 등 주전 선수들을 13명이나 트레이드, 라인업은 마이너리그 팀을 연상케했다.
그리고 지난달 마지막 인기스타인 유격수 에드가 렌테리아까지 팔아치우자 사태는 엉뚱하게 발전하고 있다.
말린스의 전속 라디오 방송국 WQAM에서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
97시즌이 시작되기전 후이젱가 구단주가 돈을 물쓰듯하며 스타들을 대거 끌어들이자 WQAM는 5년간 1천500만달러로 독점중계 계약을 했다.
첫해 많은 이익을 봤던 WQAM은 98년 연패를 거듭하는 팀의 침체와 더불어 재정적 타격을 입었다.
후이젱가는 팀을 팔겠다고 내놨고, 마지막 스타 렌테리아까지 세인트루이스에 넘기자 WQAM 관계자들은 계약 위반을 들어 후이젱가와 말린스를 고소하기에 이른 것.
후이젱가에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딜러 재벌로 풋볼팀 마이애미 돌핀스를 매입, 큰 재미를 봤던 후이젱가가 야구판에 뛰어들어 물을 흐려놓고는 팬들을 완전히 무시한 채 말린스를 1년만에 최하위팀으로 전락시키자 온갖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WQAM측의 고소에 대해 말린스측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방송국측은 98년 포함, 3년간 중계료를 대폭 인하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계약 성사 당시와 천양지차로 달라진 상황, 구단주의 횡포, 방송국과 팬들의 피해 등 정상이 참작되지만 법적으로 크게 하자가 없어 보이는 계약이라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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