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예쁜 만물박사라 불러주세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03일 14시 30분


박소현(27)은 이제 그릇없이 언제 어디서나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다. 재질 딱딱한 종이로 즉석에서 냄비를 만들어 물 끓이면 종이는 안타고 물만 팔팔 끓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다 SBS TV `황수관의 호기심천국'에서 MC를 보며 만물박사가 된 덕이다.

"롤러코스터 타면 체중이 준대요. 저도 용인가서 해봤는데 몇십 그램 빠지더라구요."

이밖에 풍선 4천개로 아이를 들어올렸고, 유리컵 몇개로 봉고차를 들어 올려 `힘의 분산'도 실험했다.

"달나라가고 컴퓨터능력이 무궁무진한 것도 다 이런데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호기심 천국'이 이런 전문성있으면서도 오락성도 있는 가족프로로 인기를 끌어 올해 방송회관에서 주는 `BPPI(Best Program of Public Interest)상'도 받았다.

같은 SBS TV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진행하면서 견문도 넓힌다. 죽은 아내를 위해 쓴 어떤 시인의 시집에서 향기를 맡았으며, 진도개를 놓고 싸우는 두 주인이 유전자감식까지 하는 것도 봤고, 북한산의 기를 받는다고 팬티만 입고 등산하는 기인도 만나봤다.

"사람보는 눈이 확 달라져요. 희귀한 사람들을 속깊이 바라볼때는 인간미도 느껴지고요."

지금의 두 프로 MC경험이 `지평선 너머' 이후 한 8개월 쉬었던 드라마연기에 보탬이 많이 될 것도 같다고 한다.

내친김에 박소현은 대학원에 들어갔다. 지난 11월 성균관대 대학원 언론매체학과에 합격, 봄학기부터는 학생신분도 된다.

데뷔후 5년동안 라디오DJ, MC에 연기까지 해볼 것 다 해봤지만, 어딘가 빈 것같아 이 경험을 체계화시키고 싶어서다.

"봄부터는 1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할 거예요. MC하면서 생긴 견문도 연기에 써먹어야지요."

올해 스물여덟 됐지만, 아직은 `결혼'보다 `일' 생각이 앞선단다.

[이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