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 쌍꺼플 수술 - 눈모양 변하지 않아
기사입력 1999년 01월 03일 14시 30분
보기에도 신선한 젊은 남녀가 들어왔다.
여자는 이미 남자의 동의를 얻었는지 자신있게 "쌍거풀 수술을 해달라"고 말했다.
"수술을 하시면서요, 나이가 들어도 처지지 않게 많이 잘라주세요. 쌍거풀은 좀 크게 해주시구요."
여자의 주문이 쏟아지자 남자가 거칠게 한마디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해!"
성형외과 의사에게는 `자연스럽다'는 말이 가장 애매하다.
자기 기준에 따라 자연스러움과 어색함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며칠 뒤에는 50대 부부가 찾아왔다.
외모로 풍기는 분위기로 보아 남편은 교수님이거나 여유있는 중소기업체 사장님 같았다.
앞의 젊은 남녀와는 달리 이번엔 남편이 가을 국화를 바라보듯 부인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이야기했다.
"우린 오랫동안 같이 살았지요. 주름 수술 좀 해주시고, 입 가장자리 주름은 수술이 힘들다고 들었으니 주사로 펴주세요."
부인은 여전히 웃고만 있었다.
중년에 접어든 사람은 수술후 쌍거풀이 생기거나 눈꼬리가 치켜올라가는 부작용 때문에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는 처진 피부를 제거한 뒤 이마근육에 연결시키면서 눈썹의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면 눈모양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
또 입가의 깊은 주름은 천연식물성 추출물인 `하알루른신'을 주름 밑에 주사하면 부작용 없이 말끔하게 없앨 수 있다.
경북궁 뒷골목의 구두수선 가게에 성공회 신부님이 아주 낡은 구두를 고치러 오셨다고 한다.
수선공은 구두를 살펴본 뒤 수선비가 많이 들 것 같아 "신부님, 차라리 하나 새로 사시지요. 수선비가 너무 많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신부님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새 구두에는 욕망과 신선함은 있지만 오래된 내 구두에는 추억과 정이 담겨있어요. 새 구두값보다 비싸더라도 고쳐 주세요. 물질이 아니라 마음으로 살면 풍요롭습니다."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라 사랑하겠다는 의지이며 마음의 결심을 지켜가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대목이다.
결혼을 앞둔 젊은 커플들도 오랜 세월을 살며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나면 이들 중년부부처럼 더욱 아름다운 사이가 될 것이다.
마치 신부님의 낡은 구두처럼.
[진세훈 성형외과 원장 (02)561-6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