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사투(11)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4시 22분
좌측 끝의 허드슨 중위가 소리쳤으나 맥캔지 소령도 이미 보았다.
미사일은 스페로 한 발이었데 둥근 원을 그으며 이쪽의 꽁무니에 붙고 있다.
"편대장, 이거 전쟁 아니오?"하고 고든이 물은 순간 사령부의 무전기가 울렸다.
"B편대, 전속력으로 현장을 이탈해라！"
그들도 스페로를 본 것이다.
맥캔지가 와락 눈썹을 치켜 올렸다. 사령부의 책상물림들은 언제나 이렇다.
"스페로를 사령부로 끌고 갈까요?"
"처리해."
통신이 끊겼으므로 맥캔지는 어금니를 물었다. 스페로는 이제 30초 거리로 쫓아오고 있다.
"각자 분산해서 귀환한다！"
그는 우측의 고든을 바라보았다.
"고든, 네가 꼬리를 떼어！"
"알았소. 편대장, 보고서나 잘 써주시오."
다섯대의 F－18은 부챗살처럼 퍼져 나갔는데 고든의 회전각도는 조금 낮았다.
스페로를 유인하려는 것이다. 스페로는 AIM-7이라고 불리는 공대공 미사일로 반능동 레이더추적 방식의 중거리탄이다.
길이가 360㎝에 직경이 20㎝이고 사정거리는 70㎞인데 한때 F_18에도 탑재되었었다.
고든은 회전하면서 두발의 AIM-9M을 발사했는데 물론 목표는 스페로였다.
그리고 기체의 중심을 잡고는 다시 두 발을 더 쏘았다. 사계가 300도 가까운 AIM-9M 사이드 와인더이다.
스페로와의 거리차를 두기 위해 다시 곤두박질로 하강하면서 레이더를 보자 사이드와인더 한발이 스페로를 스쳐 지나더니 뒤쪽에서 터졌다.
다른 한발이 바짝 다가갔지만 끝없이 고공으로 치솟아 올라갔다.
그러더니 나머지 두 발이 날아와 스페로와 함께 동시에 폭발했다.
"빌어먹을！"
고도계를 내려다본 고든은 질색을 하고는 수동으로 F－18의 기체를 상승시켰다.
F－15기는 이미 이집트 영공 깊숙하게 들어가 있었고 우군기 넉대는 이미 흩어져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다.
"무시디, 네놈이 무슨 빽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번은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기지본부와의 통신도 열어놓고 있었으므로 이 소리는 본부의 호산대령도 듣고있을 것이다.
프램이 다시 소리쳤다.
"무시디, 명령이다. 미사일 발사장치를 닫아라."
"닫았습니다."
무시디의 목소리는 아직도 떠 있었다. 프램이 본부에게 말했다.
"본부, F－18은 지중해로 돌아갔습니다."
"보았어."
호산대령의 목소리도 늘어져 있었다. 그도 스페로가 분해 될때까지 간이 오그라들어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F-18 다섯대는 먼저 미사일 발사장치를 열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페로만 폭파 시키고는 지중해로 돌아갔다.
"프램, 살룸의 목표상공에서 대기하라."
호산의 목소리를 들은 프램이 쓴웃음을 지었다.
편대는 이미 목표상공을 지나쳐왔던 것이다. F－15기 편대는 다시 회전했다.
"어럽쇼."
이번에는 좌측의 카말대위가 입을 열었는데 그는 프램이 신임하는 엘리트 조종사였다.
"소령님, 앞쪽에 비행물체 두개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프램도 레이더를 보았다.
저공이다. 그래서 본부의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프램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