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구단운영] '한달벌어 한달살기'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3시 59분
쌍방울의 올시즌 예산은 사실상 없다는 말이 옳다.
73억원의 긴축 예산 편성은 장부상 숫자에 불과하다.
작년 10월 모그룹의 부도 이후 구단살림은 그야말로 `한달 벌어, 한달 사는'식이다.
그룹이 매월 지원하는 3∼4억과 후원금, 그리고 입장 수익 등.
쌍방울은 지난 3월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20억원의 긴급 지원금을 요청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선수단 운영은 눈물겹다.
원정 3연전 비용은 600만∼700만원으로 타구단의 3분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1인당 한끼 식비도 작년 1만5천원에서 1만원으로 내렸다.
선수들의 원정 숙소는 1일 숙박비 2만5천원의 장급 여관.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일치기'라는 기현상도 낳았다.
광주 대전 군산에서의 경기는 출퇴근하며 치른다.
야간경기를 끝낸뒤 전주로 돌아와 다음날 일찍 원정에 나서는 피말리는 강행군.
모두 파김치가 되지만 그렇지 않고는 구단이 버티기 힘들다니까 별 도리가 없다.
숙박이 불가피한 장거리 원정의 경우에도 작년까지는 해당 지역의 고교나 대학 운동장을 빌려 연습을 했지만 올해는 운동장 사용료를 지불하기 힘들어 훈련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쌍방울은 지난 4월까지 선수단 월급을 정상 지급했다.
앞으로도 월급을 못주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구단측은 말하지만 주위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악조건이기 때문에 투혼이 더 빛난다는 말조차 쌍방울 선수들에게는 사치스럽게 들린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