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아부지 파이팅' 박정태 아들의 효심
기사입력 1998년 05월 08일 14시 39분
★…"아부지 파이팅, 잘 한다 우리 아부지."
롯데 박정태（29）는 홈경기때면 사직구장 1루쪽 덕아웃 바로 위의 관중석을 의식한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대기하는 웨이팅 서클에서 방망이를 돌리며 이따금씩 1루쪽 관중석에 고개를 돌린다.
장남 시찬군（5）과 눈을 맞추기 위해서다.
유치원에 갓 들어간 시찬군의 `효심'은 롯데 구단직원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작년부터 아버지가 출전한 홈경기에 100％ 응원나온 것을 비롯해 올시즌도 어김없이 사직구장 1루쪽 스탠드에서 혀짧은 소리로 "아부지 힘내라!"를 외친다.
시찬군은 만덕동집에서 사직구장까지 혼자 올 수 없어 외할머니 김애분씨（53）가 늘 함께 한다.
어린 탓에 복잡한 야구규칙은 모르지만 안타, 홈런, 삼진 등 타격에 관한 내용은 잘 알고 있다고.
박정태가 안타라도 치면 그물망에 코를 박은 시찬군은 옆자리 어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발을 구르고 만세를 외친다.
이럴 때면 관중들은 꼬마 응원대장을 따라 "박정태"를 연호한다.
"내년에는 우리 동생 시연（3）이도 같이 나올 거예요."
시찬군은 너무 어려 아직 야구장 나들이를 못하는 남동생도 데리고 오겠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
"카네이션 필요없습니다. 우리 아들 얼굴만 봐도 없던 힘이 생기는 걸요."
어버이날을 맞은 박정태에게는 장남 시찬군이 그대로 한떨기 카네이션이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