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5홈런에 장타율 선두 '1-4번 안부럽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14시 41분
"4월의 MVP는 프런트 아닙니까."
현대가 투타에서 으뜸 전력을 뽐내며 선두를 달리는 데 대한 일등공신을 묻자 신언호코치의 대답이 걸작이다.
마운드의 공（功）은 포수 박경완에 있고 공격력의 공은 하위타선의 이명수에 있으니 스토브리그서 이들을 보강한 프런트가 가장 고맙단다.
현대 이명수（32）는 작년 시즌을 끝으로 OB에서 방출됐었다.
9억원을 들여 모셔온 박경완과 달리 현대는 이명수를 얻는데 힘을 들이지 않았다.
프로 9년생, 올해 연봉 6천600만원.
시즌 초반 이명수의 파워히팅이 놀랍다.
방출 설움에 항의라도 하는듯 연일 힘을 쓰고 있는 이명수는 지난 5일까지 18경기를 뛰며 5개의 홈런（2위）을 날렸다.
쌍방울 최태원에 불과 4리 뒤진 3할7푼3리로 타율 부문 2위.
타점은 공동 8위（14）다.
파워와 정확성, 영양가에서 고루 만점이다.
더이상 쓸힘이 없는 노장으로 판정받아 방출된 선수가 맞는지 어리둥절할 지경.
수비에서는 현대 내야의 구멍이던 2루를 말끔하게 매웠다.
원래 수비는 알아줬지만 테크닉에다 종종 투지넘치는 허슬플레이까지 선보여 벤치의 사랑이 쏟아진다.
개막 첫달 박재홍_쿨바의 중심타선이 꽤 오랫동안 시큰둥할때도 현대는 하위타선서 연일 휘둘러대는 이명수 덕분에 알차게 선두를 달렸다.
잦은 부상경력을 걱정하는 시선이 만만찮지만 그의 방망이는 아직도 지친 기색이 없다.
"너무 잘 치고 잘 뛰죠?"
김재박감독의 입이 다물어질 새가 없다.
[인천=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