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프만] '한국 민주항쟁 과정서 많은것 배웠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4일 03시 06분
"한국은 내 마음에 지니고 있는 지평선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칠레의 대표적인 저항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이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신경림） 초청으로 지난 1일 내한했다.
도르프만은 "몇년 전 한국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는데 김대중 대통령 당선 후 한국에 오게돼 더욱 기쁘다"면서 "한국의 민주화 항쟁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켰던 73년 미국으로 망명한 도르프만은 칠레 민중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기법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국내에선 최근 그의 소설집 `우리 집에 불났어'가 출간된 데 이어 시집 `싼띠아고에서의 마지막 왈츠'가 나왔고, 지난 2일까지 그가 쓴 `죽음과 소녀'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소설 시 희곡 뿐 아니라 그는 요즘 자신의 아들과 함께 영화작업도 하고 있을 정도로 장르에 구애받지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르프만은 "다원성을 믿는다"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던 하나의 영상을 시로 썼다가 소설로 발전시켜보기도 하고, 극적인 상황의 희곡으로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소설가로서 이야기할 때가 가장 자유스럽다"면서 "소설은 시와 영화의 중간에 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나는 독자들에게 현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회의하고 질문하도록 만들려고 한다"며 자신의 문학관을 설명했다.
귀국하자 마자 기자회견, `죽음과 소녀' 관람 등 빠듯한 일정을 보낸 그는 4일 서울대 강연에 이어, 6일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살아남기의 언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7일 떠난다.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