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발라드도 내가 부르면 다르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3일 15시 08분
이동건의 노래를 듣고 나면 새삼 그의 얼굴을 찬찬이 보게 된다.
스무살이 채 안된 신인. 사랑이 뭔지도 모를 듯한 미소년. 대체 어디서 느낌을 잡아 이런 안타까움과 후회, 그리움을 노래할수 있을까.
"작사가들과 대화를 많이 하죠. 어떤 상황에서 이런 노랫말이 나오고, 그걸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에 대해서요. 실제 경험이요? 없어요."
고3（휘문고） 나이에 헤어져본 경험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마는 일단 노래를 듣고 나면 이 `없다'는 말을 믿기가 힘들어진다. 그만치 진한 `필'이 있다.
대부분 음반이 나온 뒤로 모니터를 거치면 `가장 좋은 노래'는 1∼2곡으로 쉽게 집중되기 마련인데 이동건의 경우는 사람마다 달랐다. "같은 발라드라도 다양한 취향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어렵게 뽑힌 대표곡 `나의 바램이 저 하늘 닿기를'과 `내가 세상에 없을땐', 박진영이 작사한 김혜림과의 듀엣곡 `함께한다면' 등이 추천곡들이다. 그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노래는 정재형（베이시스）이 만든 `영혼의 이별'.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가이드 보컬（미리 노래를 불러 가수가 따라 부를수 있게 하는 사람）을 쓰지 않은 채 그냥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불러 녹음실 스태프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피아노 연주는 기본이고 직접 써놓은 곡도 3∼4곡 있어 2집에는 `싱어 송라이터'라는 간판을 달 예정. 내년엔 대학에 진학, 작곡을 전공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할 포부다.
데뷔의 가장 큰 보람은 신승훈 등 `꿈에서나 보던 선배들을 직접 만난 것'. 특히 휘문고 선배인 이승환과 김동률의 "다음번엔 곡을 주겠다"는 격려에서 받은 감동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송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