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싱어] 약혼자 있는 두남녀의 '사랑만들기'
기사입력 1998년 05월 01일 14시 54분
결혼 1주일전에 다른 사랑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영화 `웨딩싱어'（The Wedding Singer）의 로비（아담 샌들러）와 줄리아（드류 배리모어）는 첫눈에 반한다. 각자 약혼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골치 아프거나 애절한 영화를 상상하면 오산이다. 프랭크 코래시 감독은 `웨딩싱어'를 `봄날의 아른한 행복'이 느껴지는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냈다.
결혼식 피로연 가수 로비는 웨이트리스 줄리아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둘 다 짝이 있는 처지. 그러나 로비의 결혼식에 신부가 나타나지 않는 사건이 생기고, 이 와중에서 로비는 줄리아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결혼식으로 시작해 결혼식으로 끝나는 `웨딩싱어'의 배경은 낭만이 가득한 80년대. 핑크색 등 강렬한 색조로 칠해진 무대에서 피로연의 천태만상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컬처 클럽의 `두 유 리얼리 원 투 헐트 미'등 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들이 이야기 전개에 따라 배치돼, 웃음을 증폭시키고 있다.
`파고'의 스타 스티븐 부세미의 카메오 연기도 인상적.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서 약혼자와 다른 남자 사이에서 갈등한 배리모어가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다만 줄리아의 약혼자는 바람둥이 부자로, 가난한 로비는 순수한 남자로 그려진 `고전스타일'이 아쉬움을 준다.（2일 피카디리극장）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