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내가 살아야 팀이 산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OB가 상위권으로 올라서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김동주, 우즈 등 힘 좋은 중심타자들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김상진, 권명철 등 흔들리는 선발요원들이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벤치에선 모두가 고개를 가로 젖는다.
발빠른 정수근, 김민호가 출루율을 높여야 게임이 술술 풀린다는 것.
이들이 나가 수비를 뒤흔들면 자연스레 중심타선의 폭발력까지 이끌어 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잠실구장 1루 덕아웃.
선수들의 경기전 타격과 수비훈련을 지켜보던 OB 김인식감독은 정수근이 잠깐 휴식을 위해 덕아웃에 들어오자 특유의 퉁명스런 말투로 "좀 똑바로 해"라고 쏘아 붙였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는데 그대로 쳐다보다가 물러나면 그냥 두지 않겠다는 질책이었다.
정수근은 이제 21세의 프로 4년생.
아직도 `감독 선생님'이 뭐라고 꾸지람하면 똑바로 보지 못한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면 정수근은 더이상 `아기곰'이 아니다.
팀의 필승을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른손투수가 선발 예고되면 반드시 1번으로 나가는 정수근은 지난달 29일 현재 58타수 17안타로 타율 3할1푼5리, 도루와 4사구 각 3개.
3할5푼1리에 머문 출루율이 조금 불만이다.
`톱타자가 살아야 팀이 산다'는 야구 명제는 `정수근이 살아야 OB가 산다'로 표현될수 있다.
그래서 팀사활의 열쇠를 쥔 정수근에 대한 기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