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이젠 '아시아의 오빠'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그는 이제 아시아 오빠부대 팬들의 `별'로 훌쩍 커버렸다.
지난달 29일 밤(이하 한국시간) 제9회 아시아클럽컵농구선수권대회 현대-말레이시아 페트로나산전이 벌어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네가라체육관.
80대70으로 현대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체육관은 "이상민"과 "우따마(말레이시아어로 `최고'를 나타내는 말)"를 외치는 말레이시아 한인교포와 현지 학생팬들의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또 체육관을 나서는 이상민에게 한국에서처럼 사인을 받으려는 10대 학생팬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보여준 이상민의 투혼은 한인교포는 물론 홈팀 말레이시아의 팬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이렇게 힘든 경기는 난생 처음이예요."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악전고투였다는 게 경기를 마친 이상민의 소감.
35도의 열기 속에 체육관에는 냉방시설이 없이 몇대의 선풍기만이 미풍을 일으킬 뿐이어서 이상민은 살인적인 더위와 싸워야했다.
설상가상으로 관중들의 홈텃세와 심판의 편파판정까지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이상민은 역시 한국 최고의 스타다웠다.
34-36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뒤 이상민은 폭염과 편파판정 속에서 외곽슛을 잇따라 터뜨리며 후반 전세를 뒤집었다.
3점슛 10개 가운데 7개를 성공,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28일 한국으로 돌아간 슈팅가드 조성원의 공백을 메우며 1인2역을 거뜬히 해낸 것.
또 9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보태는 등 `트리플더블'에 근접하는 만점활약으로 말레이시아 홈팬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겼다.
팀 우승과 아시아 최고 스타 등극을 노리는 이상민은 1일 오후 8시30분 홍콩 리걸과의 준결승에서도 팀 승리의 선봉으로 나설 참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