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한국사우나 베리 굿'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5시 32분
★…`한국 사우나, 넘버원!'
삼성 외국인 선수 호세 파라와 스코트 베이커의 한국 목욕탕 칭찬이 한창이다.
각각 도미니카와 미국 출신인 이들에게 한국 대중탕은 생소하기 짝이 없는 장소.
특히 물을 담아놓은 대형 욕조는 단체 샤워장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도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를 연상시켰을 정도다.
하지만 이도 잠시.
처음엔 머뭇거렸지만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한두번씩 탕안에 몸을 담궈 본 뒤 누구보다 열렬한 사우나 애용자가 됐다.
고된 훈련으로 뭉친 근육을 풀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고 침을 튀긴다.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궜다 냉탕에 몇차례 들락거리면 피로가 가신듯이 싹 풀린다고.
마무리투수인 파라는 경기후 아이싱조차 생략한채 사우나로 직행, 어깨 근육을 풀 정도.
한국식 목욕 칭찬에는 똑같이 입을 모으지만 정작 탕안에서의 모습은 하늘과 땅 차이.
베이커는 소위 `노인형'.
온탕 속에 턱끝까지 몸을 담그고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조용히 피로를 푸는 모습이 여느 한국인 못지 않다.
반면 파라는 `개구장이' 스타일.
온탕에서 열탕으로, 또 냉탕으로 쉴새 없이 자리를 옮긴다.
심지어 냉탕에서는 `텀벙 텀벙' 물장구까지 치며 동네 꼬마들처럼 탕밖으로 물을 튀길 만큼 난리 법석을 떤다.
`목욕탕속 이방인'들이 만들어내는 한국식 문화체험의 한 풍경이다.
[함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