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세상] 방황하는 사람들 '한번쯤 들러주세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7일 14시 39분
참 착한 사람들인가 보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그러길래 이런 제목을 붙였을거다. `좋은 녀석들'.
극단 연극세상이 창단기념작으로 5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성좌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화@수@목 오후 7시 30분. 금@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공휴일 오후 3, 6시)
그러나 따뜻하고 유쾌한 무대를 기대하고 공연장을 찾으면 실망할 지도 모른다. 줄거리는 제목과 사뭇 다르다.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되짚어 보게 한다.
일, 사랑, 죽음에 관한 갈등을 통해 나약한 현대인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박장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재벌총수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생의 고비는 50세에 찾아온다. 사업체는 흔들리고 노사분규가 일어나 노동자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조강지처와 젊은 정부 사이에서 방황한다.
박장수는 고민한다. 내 삶에서 과연 나만의 것은 무엇인가. 그는 결단을 내리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간다. 금기가 없는 도피 공간. 그곳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주제는 무겁지만 무대는 무겁지 않다. 배우들은 삶의 혼돈과 절망을 마술과 마임, 춤 등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낸다.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작가이자 스타연출가인 이만희가 `그래, 우리 암스테르담으로 가자'를 개작한 작품. 지난해 최고 흥행작 `난타'를 탄생시킨 전훈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나 TV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김갑수, 박용수, 이대연과 비디오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하는 고인배 등이 출연한다. 배우가 중심이 되는 극단을 표방하는 `연극세상' 창단멤버들이다.
공연 후 관객이 직접 만나 토론하는 자리도 매주 1회 이상 마련한다. (02)744-2627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