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이상훈17번'에 얽힌 사연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5시 38분
★…`세방고 주나나방(등번호 17번)의 의미를 아시나요.'
주니치 마운드의 `신 V전령' 이상훈의 등번호에는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17+3＝20, 17－3＝14, 17×2＝34….
그리고 이상훈이 LG시절 달았던 등번호는 47.
무슨 숫자놀음인가 의아해 하겠지만 이상훈의 등번호 17번과 관계가 있는 다른 숫자가 바로 주니치의 올시즌 우승을 이끌어 가야할 에이스들의 배번이다.
20번은 바로 `수호신' 선동열.
14번과 34번은 왼손 쌍두마차 이마나카와 야마모토.
그리고 47번은 올시즌 들어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노구치이다.
이마나카, 야마모토, 노구치는 주니치의 세 왼손기둥이지만 그래도 세발보다는 네발로 버티는 게 훨씬 든든한 법.
그래서 이상훈을 데려왔다.
이마나카 야마모토 노구치와 이상훈은 모두 일본을 대표할 만한 왼손 투수들이고, 한시즌에 15승 이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지난 21일까지 이마나카와 야마모토가 아직 첫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지만 노구치는 혼자 3승을 거뒀고, 센트럴리그 방어율 1위(0.38)로 3경기에서 자책점 1점(4실점)만을 내줬다.
늦어도 오는 6월 케빈 저비스와 교대해 1군 등록이 확실시되는 이상훈은 처음에는 셋업맨으로 기용되다가 경험을 쌓고 나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투수들이 지쳐가는 여름 문턱에서 `싱싱한' 이상훈의 가세는 주니치 마운드의 활력소가 될 것이 틀림없다.
한국에서 47번, 일본에서 17번으로 끝에 `러키 세븐'이 들어가 있는 것도 이상훈이 우승을 위한 행운을 불러다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상훈을 비롯한 이마나카, 야마모토, 노구치 등 왼손 4총사가 60승을 책임지고 선동열이 40세이브를 거둔다면 작년 꼴찌 주니치의 역전 우승은 불을 보듯 훤하다. [도쿄＝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