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그라운드 '대도실종?'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5시 29분
`대도'들이 자취를 감췄다.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투수들의 견제속에서도 과감한 달음박질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하는 준족들의 베이스러닝은 야구의 또 다른 재미.
하지만 98프로야구에는 도루가 없다.
각팀당 8경기(해태 OB는 7경기)씩을 끝낸 21일 현재 8개구단의 도루수는 총 25개.
경기당 0.8개에 불과하고, LG 해태 쌍방울의 팀도루는 1개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에 67개(96년)와 68개(97년)의 도루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이 도루가 격감한 것은 각팀 주전타선의 대포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
작전과 베이스러닝에 의한 세밀한 야구보다 한방으로 승부를 뒤집는 `파워 야구'가 득세하고 있다는 것.
21일 현재 홈런수가 57개(작년 52개)로 경기당 1.8개의 대포가 터져 나왔다.
또 대도 이종범의 일본 진출로 도루왕 경쟁이 시들해졌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느린 발로 소문난 김경기(현대)가 2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정수근(OB)과 함께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을 정도.
정수근은 작년 같은 기간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이종범과의 대도 전쟁을 치렀었다.
현대 김일권 주루코치는 "작년보다 홈런뿐만 아니라 2루타, 3루타 등 장타가 유난히 많이 나온다"며 "주자들이 도루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고, 벤치에서 작전을 걸 기회도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함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