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통신] 이종범-이상훈-조성민 부상조심해야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5시 12분
시즌 개막후 벌써 2주일이 다 됐다.
우리팀은 단독 수위에도 올라보고 선두와 큰 차이없이 시즌 초반 레이스를 이끌며 작년 꼴찌의 치욕을 우승으로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아 우리팀은 1위 전력이 아니다.
그래서 호시노감독은 틈만 나면 "실력이 안되면 정신력으로라도 밀어붙여라"라고 일장 훈시를 한다.
우리 표현대로라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악으로 깡으로'라는 것인데, 실력이 백지장 한두장 차이밖에 안되고 변수가 많은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절대'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만년 꼴찌후보였던 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갑자기 우승 후보로 치솟을 줄은 일본 야구전문가들도 생각지 못했던 거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잘해야 4위로 꼽는 우리 주니치도 당당한 우승 후보군에 들수 있는 것.
여기에는 주니치는 물론, 한국 팬들의 성원이 곁들여 있다.
시즌 초반 변수 두가지는 부상과 신인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팀은 전망이 밝다.
부상으로 특별히 전력에서 제외된 선수도 없고, 공격에서는 이종범, 마운드에서는 가와카미와 쇼쓰 등 신인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
센트럴리그에서는 각팀 10경기 안팎을 치렀는데, 벌써 이런저런 사고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선수가 많아지고 있다.
요미우리의 왼손 선발 힐만, 우완 마키하라, 가와하라 등의 고장으로 조성민이 선발 등판한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게다가 톱타자 니시는 지난주 우리팀과의 경기에서 손가락 골절로 1개월 이상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히로시마는 주전 포수 니시야마가 부상으로 3개월 이상 결장한다.
야쿠르트의 `컴퓨터 포수' 후루타가 개막후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팀이 고전했고, 주포 호지도 수비중 펜스에 부딪혀 1주간 휴식이 필요한 상태.
나도 오른쪽 옆구리에 근육이 뭉쳐 이틀간 휴식을 취했고, (이)종범이는 지난 16일 요미우리전에서 헬멧에 사구를 맞는 등 3개의 사구를 맞았고, 도루하다 오른쪽 새끼손가락 부위를 접질려 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내가 지난 14일 요미우리전에서 홈런을 맞은 것이나 종범이의 타격이 한참 호조를 보이다 주춤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 선수는 몸이 재산이며, 자신의 체력과 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보수를 받는 개인 사업가다.
나야 나이를 먹었지만 종범이나 성민이, 또 새로 오는 상훈이는 모두 앞으로 10년씩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할 적이 바로 아픈 것이다.
컨디션을 스스로 잘 체크하며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야구는 오래하면 오래 할수록 좋은 거니까.
[19일 오후 요코하마의 원정 숙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