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말뿐인 스트라이크존 확대
기사입력 1998년 04월 14일 14시 44분
"예전의 구질로 공을 뿌려도 상관 없겠던데요."（롯데 주형광）
"떨어지는 변화구 아무 소용없어요."（해태 이대진）
바뀐 출제 경향에 맞춰 새 참고서로 공부했는데 정작 시험관은 예전과 같은 문제를 내놓은 격이다.
98시즌부터 하한선이 내려간 스트라이크존 탓에 각팀 투수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타고투저의 흐름을 막기 위해 1년의 유예기간（아마추어는 97년부터 시행）을 두고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이 별 소용없지 않느냐는 것.
미국（96년） 일본（97）에 이어 국내 프로야구도 종전의 무릎 윗부분서 아랫부분으로 존을 확대했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부딪혀 보니 상황은 예전과 똑같다는 것이 투수들의 불만.
홈플레이트에 살짝 걸치는 면돗날 슬라이더의 명수 주형광.
겨우내 집중 조련한 떨어지는 커브를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서 2, 3구째에 주로 던졌으나 전광판엔 빨간불（볼）만 들어왔다.
오히려 볼로 생각되던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주더라는 것.
개막전서 포크볼을 승부구로 뿌렸던 이대진도 `예전과 똑같음'을 확인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11일 LG전서 1안타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정민태는 쌍둥이 왼손 타자들에게 바깥 쪽으로 흐르는 싱커로 재미를 봤다. "위아래보다 좌우 폭이 더 넓어진 것같다"며 갸우뚱거리는 표정.
이에 대해 이규석 심판조장은 "시즌 초라 다소 애매한 결정이 나오기도 한다. 게다가 심판의 눈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며 "결국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취지는 투수에 대한 메리트이므로 불만은 곧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