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보고 또 봐도 귀여운 악녀'
기사입력 1998년 04월 10일 17시 59분
보고 또 봐도 얄밉다. 그런데 보고 또 보면 귀엽다.
MBC TV 일일극 `보고 또 보고'의 매력덩어리 김지수(26).
드라마속에서 펼치는 김지수의 귀여운 악행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극중 1살위 언니 윤해영은 `영원한 밥'이요, 엄마 김창숙과의 밀고당기는 티격태격도 흥밋거리다.
MBC 일일극이 장기집권한 KBS 일일극을 이기게 한 일등공신.
극중 은주역. 김지수가 맡은 똑똑하고 야무지고 질투많고, 또 남에게 지는 것은 절대 못참는 간호사다.
엄마가 감춰놓은 40만원을 선보기전 옷이나 해입으라고 언니에게 희사한 것도 김지수의 예리한 눈에 벗어날 수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실수였지만 언니가 선보기 전날 다리고 있던 새 옷 위에다 저녁먹은게 체했다며 질펀하게 토하기까지 한다.
이러니 집안의 `웬수'.
`미운 오리새끼' 처지라도 김지수는 할 말이 있다. 자신은 미술대에 가고 싶었지만 집안생각해 취직보장된 간호대 가서 나중에 집안 생활비까지 대주는데, `언니라는 애'가 맨날 작가지망 대학원생이라고 공주병이나 걸려서 과보호 밑에 `호호'거리고 있으니 어디 눈꼴이 셔서 견딜 수가 있겠냐는 것.
이 `터프 걸'의 악행은 직장에까지 번졌다.
대상은 눈엣 가시인 레지던트 승미(성현아). 정보석을 사이에 둔 연적관계인게 걸리긴 했지만 승미가 회진시간 일지를 몰래 바꿔놔 한번 골탕을 먹이자, 즉각 반응한다. 다음날 야구모자 눌러쓰고 집까지 찾아가 성현아의 팔을 비틀고 코피까지 쏟게만든다.
"못참는 성격상의 문제이긴 하지만, 다 이유가 있어요. 옳고 그른게 분명하거든요."
이런 여자가 어디 남자가 뚫고 들어갈 빈틈이 있겠냐마는 김지수는 사랑도 한다.
`검사(정보석)와 간호사'. 하지만 김지수의 성격대로 그 사랑법도 특이하다.
집안 어른말씀 따라 성현아와 선본 처지로 갈팡질팡하는 정보석에게 김지수는 "당신은 물론 당신 부모님까지도 사랑할수 있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선택의 바통을 넘긴다.
앞서 간, 21세기식 유례없는 여자의 사랑고백.
그동안 산전(`산') 수전(`그대 나를 부를때') 다 겪었지만, `보고 또 보고'가 가장 자신의 본성과 근접됐다는 설명.
`은주'의 얄밉지만 귀여운 매력. 바로 이 드라마를 보고 또 보게 하는 이유다.
[이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