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세돌 초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08일 13시 53분
제8보(101∼118)＝최 6단의 별명은 `돌하루방'. 이창호 9단의 `돌부처'에 비유한 말이다. 신중함이나 뒷심 등 이 9단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고 스타일 또한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아직 최 6단은 다듬어지지 않은 `미완의 대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런 짧은 경륜에도 불구하고
조만간에 이창호를 꺾을 수 있는 `적임자'로 꼽는 데는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다.
97년까지 대 이창호와의 전적은 5승16패로 상당한 열세임에는 분명하지만 대(大) 이창호를 상대로 이만한 성적을 내는 기사 또한 조훈현．유창혁외엔 최 6단이 유일하다. 어쨌든 현 정상 `3인방'외 가장 정상에 근접한 기사임에는 틀림없는 최 6단이다.
흑 1, 3은 흑 5를 두기 전 적절한 사전활용. 중앙 싸움은 흑이 좀 피곤해 보이는 모양이지만 7까지 끈적끈적하게 버텨오니 백의 행마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백 10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흑 11이 절대선수라 13까지 우변이 뚫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로 [참고도 1] 백 1로 받고 볼 일이 아니냐는 것인데 이것 또한 흑 2로 붙여나오는 맥점이 있어 백으로선 어렵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정작 문제의 수는 흑에서 나왔다. 흑 15, 17로 우상 백 두점을 수중에 넣은 수가 시기상조로 국후 최 6단이 매우 후회한 수. [참고도 2] 흑 1, 3으로 하변 백 말을 공격할 찬스였다는 것이다. 그랬으면 어떻게 변화하든 흑이 국면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인데….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