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난 ML서 뛰고 싶은데…' 사면초가
기사입력 1998년 04월 06일 14시 57분
`진퇴양난이요,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60만달러의 헐값에 트레이드 제의를 받은 `야생마' 이상훈（27）이 지금 놓여있는 처지다.
LG구단은 지난 2일 보스턴측에 `트레이드 불가'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채 이상훈의 입국을 종용하고 있다.
조만간 이상훈의 귀국일자를 최후통보할 계획이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임의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LG는 한편으로 이상훈 자신이 원할 경우 자매구단인 일본 주니치행이나, 국내 무대 복귀를 주선한 뒤 1년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재시도한다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상훈 자신의 완강한 태도에 있다.
이상훈은 현재 주니치행은 물론 LG 컴백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아직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
특히 미국행을 보장했던 LG가 뒤늦게 돈문제로 트레이드를 철회한 것에 대해 몹시 섭섭해 하고 있다.
이상훈은 6일 "그동안 트레이드에 관한 모든 권한을 팀에 일임했었다. 믿고 맡기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하니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상훈은 처음 LG가 자신의 미국진출을 허용하면서 밝혔던 요지가 "이적료의 액수가 아닌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발전을 위한 용단"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훈은 LG의 선처를 호소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보유권을 갖고 있는 팀의 처분이 없으면 독자적인 행동은 불가능하다.
LG는 이상훈의 합리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상훈이 귀국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상훈이나 LG 둘다 마주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 꼴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