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야구전력대해부] (14)올시즌 주목거리
기사입력 1998년 04월 05일 15시 19분
출범 17년째를 맞는 올해 프로야구는 `제2의 탄생'으로 규정될 만큼 달라지는 부분들이 많다.
외국인 선수들이 첫선을 보이고 선발투수가 사상 처음으로 예고된다.
IMF 한파로 일대 위기에 몰려있는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한 묘안이 어느때보다 요구되기도 한다.
올시즌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주목거리를 살펴본다.
▲선발투수 예고제
그동안 일부감독들의 `승리 지상주의'에 밀려 실시하지 못하던 선발투수 예고제가 도입돼 어느해보다 재미있는 승부가 벌어진다.
이제 야구팬들은 선발투수가 누구인지 미리 알고 경기장을 찾고 각팀 감독들은 예고된 선발투수에 가장 강한 타자들로 라인업을 짜 화끈한 공격야구가 펼쳐지게 됐다.
선발 로테이션이 확실해짐에 따라 투수들은 철저한 몸관리로 더 위력적인 구위를 가다듬게 된다.
이밖에 올시즌부터 세이브투수의 요건이 강화되고, 엔트리 재등록 기간이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외국인 선수 등장
16년 동안 지켜온 순수 혈통주의를 무너뜨린 외국인 선수들은 본토야구 특유의 장쾌한 홈런과 불같은 강속구로 팬들을 사로잡는다.
연봉 포함, 10만달러 안팎의 `귀하신몸'인 이들은 메이저리그에 일본, 대만 프로야구 출신들이 대부분이어서 국내 선수와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벌이게 된다.
시범경기와 슈퍼 토너먼트를 통해본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힘과 스피드면에서 국내 선수들보다 뛰어나 활약도에 따라 순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야수들만 데려온 OB 한화와 투수들을 영입한 삼성 LG, 그리고 국내 선수들로만 짜여진 해태 쌍방울의 `득실'을 따져보는 것도 흥밋거리다.
▲IMF와 관중
작년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총 390만명으로 96년의 450만명에 비해 13％가 줄어들었다.
지난 92년 이후 5년만에 300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외국인 선수 수입과 선발투수 예고제 등 `특별메뉴'는 관중석을 북적거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IMF 경제난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것은 더 없는 악재.
결국 KBO와 각 구단들의 아이디어 짜내기에 관중 숫자가 달린 셈이다.
▲해외 전지훈련 여부와 성적
현대 삼성 LG 한화 쌍방울 등 5개팀은 해외전지훈련을 다녀왔으나 롯데 OB 해태（투수 13명만 대만훈련）는 국내에서 훈련을 쌓았다.
프로야구팀이 해외전지훈련을 가지 않은 것은 걸프전으로 OB를 제외한 7개구단이 국내에 캠프를 차렸던 91년 이후 처음이다.
해외전훈을 다녀오지 않은 팀은 2∼3월중 다소 쌀쌀한 날씨속에 실전훈련을 가져 부상위험을 안고 있다.
투수들의 경우 피칭일정이 늦어져 시즌초반엔 고전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슈퍼 토너먼트대회에서 `국내파'인 해태 OB가 결승에 맞붙어 결과는 두고볼 일이다.
▲해태와 쌍방울의 분발
두팀은 작년 나란히 모그룹의 부도로 매각대상에 올랐던 `공동운명'을 안고 있다.
여기에 재정난으로 외국인 선수 수입을 포기했고 해태는 이종범을, 쌍방울은 박경완을 각각 주니치와 현대에 현금 트레이드했다.
구단운영 자체가 힘겨운 현실이다.
이 때문에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의 해태는 중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쌍방울은 확실한 꼴찌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하지만 해태는 선동열과 김성한이 빠진 96년 정상에 올랐고, 만년 하위권이었던 쌍방울은 작년까지 2년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저력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판의 `헝그리 정신'이 시험대에 오르는 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