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 '야망의 전설' 재희역 들꽃같은 삶
기사입력 1998년 04월 03일 14시 12분
`온실을 거부하는 야생화'.
염정아는 무엇보다 성실한 연기자로 통한다. 언뜻 섹시한 매력이 보는 이를 압도하지만 실제로는 순진한 시골처녀나 머리딴 여고생같은 역할을 더 많이 했다.
관능과 순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느라 자기 색깔을 확실히 찾지 못한 느낌도 주지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만은 방송가의 일치된 의견.
정력적인 활동파 염정아가 4일 첫방송을 내보내는 KBS 2TV 새 주말극 `야망의 전설'에 나선다.
50년대 후반부터 70년대말까지 요동치는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염정아가 맡은 역할은 권력과 결탁한 암흑가 보스 `박창식'(한진희 분)의 외동딸 `재희'.
부친이 파멸시킨 집안의 아들 최수종을 운명적으로 사랑하는 여인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곧잘 등장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구도. 아버지와 대립하다 서울로 올라와 영화배우의 꿈을 안고 모진 세파를 헤쳐나간다.
파트너 최수종과는 지난 94년 MBC TV `야망'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한번 나눠본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 복사판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해피 엔딩으로 끝나게 해달라는 애교성 `압력'을 제작진에 행사하고 있다고 살짝 귀띔한다.
지난주 초까지 경북 울진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1회부터 4회까지 방영될 야외촬영을 하느라 그만 감기에 걸렸다는 염정아는 "악연의 가계사를 딛고 순수한 사랑을 지켜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염정아는 지난 2월 끝난 KBS 2TV `진달래꽃 필때까지'에서 귀순 무용수 신영희를 열연한 덕분에 북한의 테러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너무 무서워 매일 눈물을 흘렸다는 그녀는 "시간이 지나니까 그래도 잊혀지더라구요"라며 코를 훌쩍 댄다.
SBS TV `형제의 강'에서 창녀로 타락하는 순진한 시골처녀, `모델'에서는 야심만만한 유부녀 모델로 카멜레온같은 변신을 보여줬던 염정아. 오는 5월부터 KBS 1TV 새 아침드라마 `인연'의 주인공도 맡게 돼 올봄이 무척 바쁠 것 같다고 덧붙인다.
[김형중 기자]